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너에게 바치는 입맞춤 때는 화이트데이 전 날. 탐사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키스를 부르는 초콜릿을 구매하게 됩니다. 무사히 도착한 초콜릿을 kpc에게 선물했는데... 어라? 초콜릿을 먹은 kpc의 혀에 하트 무늬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하트 무늬를 보고 있으니 견딜 수 없이, 도저히 못 참을 정도로, 주체 되지 않을 정도로 지금 당장 키스해주고 싶어요! 이 기분은 도대체 뭐죠? 화이트데이의 기적일까요?
"뭐야 이거?! 뭐야 이거!? 부끄러워! 보지 마!" 어째선지 돌연, KPC의 몸에서 퐁퐁 하트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래서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버릴텐데,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보아라. 이것이 용이 하늘에 오르기 전, 쏘아 떨어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 한 달 전, 아름다운 물의 도시 학라郝曪를 이끌던 장 대인이 오랫동안 앓던 지병을 떨쳐 내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사람이 생전 얼마나 존경받았는지 알고 싶다면 그가 죽은 뒤를 보라고 하던가요. 장례는 실로 화려하게 치러졌습니다. 그뿐인가요. 식이 끝난 뒤로도 가게의 문간에 걸린 추모용 꽃장식은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으며, 아이들은 내내 그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불렀고, 해가 머리 위에 올라앉아도 밤이 가시질 않은 듯 사람들의 옷깃은 제 색을 찾지 못하고 내내 검었지요. 슬픔은 오래 이어졌으나, 흩날리는 꽃잎 아래 고여 있는 것이 눈물이 아닌 피 웅덩이라는 것을 눈치챈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장 대인이 숨을 거둔 그날의 일입니다. 밤이 깊었음에도 그가 머물던 저택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지요.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저택에 방문했으나 아침이 밝은 뒤 문을 열고 나온 이는 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창 너머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등지고 걸어 나오는 그의 어깨 너머로 보인 방 안은 시뻘건 핏물로 가득했고, 소름 끼치는 적막이 그 위를 장식되어 있었더랍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장 대인, 학라郝曪의 우두머리이자 오랜 시간 황룡회黃龍會의 산주山主로 살아왔던 이의 후계자가 결정되었으니 이보다 더 중한 일이 있을까요? 황룡회의 새로운 산주. 학라의 새로운 용. 그것이 바로 KPC입니다. “용이 하늘에 오르기 위해서는 합당한 의식을 치러야 할 것이다.” 전통에 따라 KPC는 사흘 뒤 성대한 즉위식을 치르게 됩니다. 즉위식을 치르고 나면 그는 완전한 용으로 인정받아 더는 손을 쓸 수 없는 곳으로 가고 맙니다. PC, 당신은 그렇게 되기 전에 조직에 숨어들어 그를 죽여야만 합니다. 사흘. 당신이 용을 쏘아 떨어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괴물! 괴물! 괴물! 식물이 돌아온 2054년의 지구. 알 수 없는 이유로 몇 년 전 광합성과 동시에 성장을 멈춘 지구상의 모든 식물이 다시 생기를 되찾는 일에는 다행히도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며, 이 재앙을 타파하기 위해 임시로 설립되었던 세계정부는 세계정부의 수장과 함께 목표를 잃은 채 와해되 었습니다. 우울한 잿빛이었던 도시는 한 천재 과학자와 그의 정체를 알 수 없는 파트너의 활약으로 모두가 까먹은 지 오래이며, 출산률 통제와 동물종의 인공 멸종 등의 정책들을 발표하던 세계정부가 사라진 이후 도시는 분명, 조금 나른해졌습니다. 식물종들의 기적적인 부활로 느릿하게나마 농업이 부활한 이후, 심각했던 식량난도 점차 완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더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27일 올해 들어 전 도시의 모든 지역에 폭우주의보가 발령되었습니다. 오늘의 날짜는 10년 전 천문학의 역사상 기록적인 조화파수렴이 관측된 지 정확히 2일 전의 날짜로—…] 켜져 있는 텔레비전에서 나온 뉴스 앵커의 목소리에 잠에서 깹니다. 녹빛이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초여름은 게으른 척을 하며 금세 다가 왔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아침에 일어나는 일을 힘들게 하네요. 열려 있는 창문 너머로 매미 소리와 데워진 풀내음이 싱그럽게 풍깁니 다. 이토록 평화로움에 불구하고 왜인지 머리는 깨질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계속 비슷한 꿈을 꾸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지만, 깨어나면 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꿈에서 깰 때마다 간신히 기억나 는 유일한 것은… 어둠 속에서도 영묘하게 빛을 내는 두 초록색 눈동자.
OUR LAST HOUR 우리의 마지막 시간 덜컹. 귓전을 스치는 소음이 달콤한 잠을 깨운 순간, 탐사자의 몸이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몸을 추스른 탐사자는 본능적으로 어둑한 주변을 살핍니다. 컨테이너에 가득 들어있는 여행용 트렁크 가방. 발생지를 알 수 없으나 끊임없이 들려오는 웅웅대는 소리. 위태롭게 흔들리는 지면과 그에 따라 가누기 힘든 몸. 여긴 설마 비행기 안인 걸까요? 탐사자가 아는 객실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모습이지만 말이죠. 어쩌다 이런 곳에 오게 된 건지 기억을 더듬지만 생각나는 게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탐사자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걸요. 백지처럼 비어버린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오직 하나. 얼굴도 모를 누군가의 이름뿐입니다. KPC, KPC. 탐사자의 본능이 그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본능을 따라서 행동하십시오.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게.
낮에도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 닭장 같은 집들. 어떤 역사에도 자세히 쓰여지지 않을 인생. 그래도 우리는 여기에 살아 있어,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무슨 의미일지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낡아빠진 문 너머로 쾅, 쾅, 쾅 하는, 우악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나야, 좋은 일거리 하나 가지고 왔어.” 목소리의 주인은, KPC입니다. 반쯤 고장나 이제는 여는 데에 힘이 아주 많이 들어가는 문을 몇 번 걷어차 열어젖히면, 그는 당신의 집 안으로 자연스럽게 발을 딛고서는 소파에 몸을 묻습니다. “너 나랑 배달 좀 하자.”
먹먹하게 흐린 하늘, 먼지처럼 흩날리는 눈송이, 살갗이 찢어지는 듯한 추위. 당신은 피 웅덩이 속에서 깨어납니다. 어깨의 벌어진 상처에선 피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으며,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끔찍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아, 그렇습니다. 당신은…….
가을 휴가를 앞둔 여러분은 메사추세츠의 숲을 낀 도시에 위치한 별장을 대여합니다. 타인 소유인 별장을 대여한다는 점이 평범한 휴가와 다른 자극이 되지 않을까요? 가을 숲길을 따라 운전하면 해질녘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초대장 메일에 적혀 있던 문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하네요. 즐거운 가을 휴가 보내세요! 귀하의 행운을 빌며.
생명의 7가지 조건 CELLULAR ORGANIZATION METABOLISM RESPONSIVENESS REPRODUCTION HOMEOSTASIS HEREDITY ADAPTATION 식물이 사라진 2054년의 지구. 알 수 없는 이유로 몇 년 전 광합성과 동시에 성장을 멈춘 지구상의 모든 식물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며, 이 재앙을 타파하기 위해 임시로 설립된 세계정부. 세계정부에선 인간 종을 유지시킬 산소의 양은 오직 1014년 어치가 남았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남은 산소의 양을 늘리기 위하여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모든 식물종은 더 이상 지구의 생물이 아니었습니다. 이 정책들은 출산률의 통제부터 먹이사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모든 동물의 인공 멸종을 포함합니다.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에는 원인에 따른 결과인 재앙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동물의 38%가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었으며, 당장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식량난입니다.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으며, 사회는 계급제가 더욱 심해져 부를 가진 자만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 외에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거리가 잿빛으로 변했으나, 오래 그리 살아온 자들도 있는 터입니다. 현재 세계정부에서 엄선한 소수의 정예 과학자들이 이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무슨 연구를 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인류의 유일한 희망은 이들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병원을 나가는 환자들에게는 재회를 기약하지 않는다. "아직은 퇴원할 수 없어." 또 같은 소리! 언제쯤 나갈 수 있냐고 묻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 먼저 대답해버리는 KPC의 목소리가 진료실에 무겁게 울립니다. 이제 몸도 다 나은 것 같은데, 억지로 나를 꾀병환자로 만들어버리는 KPC 때문에 병원에서 얼굴을 들고 다니기가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다른 환자들은 의사의 확인을 받고 하나둘씩 퇴원을 하기 시작하는데, 왜 나는 아직까지 병원을 나가면 안 된다는 것일까요. 오늘도 의문만이 남은 채 당신은 진료실을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