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KPC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제대로 잠들지 못한 밤이 오래 되었다 합니다. 척 보기에도 기력이 없어보이는 그를 위해 탐사자는 수면에 좋다는 향초를 선물합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그날부터 탐사자의 꿈속에 나타나는 침대 위의 저 사람은…누구인가요?
잃어버린 소중한 사람을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당신은 그날도 공허한 기분으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뜨자, 당신은 소중한 사람과 재회합니다. 당신이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보다도 한참 어린 모습의 그 사람. “너는 누구야?” 당신을 모르는 것 같은 그 사람은, 당신에게 그렇게 물음을 던집니다. 이 총총한 별이 쏟아질 듯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 낯선 들판에서 마주 서서.
Omerta : 침묵과 복종의 맹세. 마피아의 멤버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조직의 비밀을 지킨다. 그러나 침묵은 곧 탄환이 되었다. ... ... 누구를 향한? 당신은 익숙한 피 냄새를 맡습니다. 자의로든 타의로든, 이 회색 세계에 발을 들였으니 당신이 걷는 길은 더없이 붉고 어두울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더러워진 손으로 수많은 것들을 망가트려왔다 해도 그 사람만큼은, 그 사람만큼은 반드시... ... 공허한 발걸음이 멈춘다. 텅 빈 눈동자에 파문이 일었다. 헛웃음, 분노, 의문, 그리고 균열. 어느 날 당신은 총 한 자루와 아주 간단한 임무를 받습니다. '당신의 소중한 그 사람'을 죽일 것. 침묵은 곧... ...
이 마을은 곧 사라집니다. 부자들의 도시였던 장소, 번영과 부귀가 가득했던 곳은 역병과 재난에 침식당해 모두 무너졌습니다. 듣자하니 이 땅 전체에 이러한 일들이 퍼지고 있다 합니다. 인간은 세계가 멸망할 징조라 울부짖습니다. 이제 이 마을에 남은 것이라고는 자신, 몇 안 되는 사람들, 성당, 그리고 성당을 지키는 사제 뿐입니다. 사람들은 성당에 기도를 하러 갑니다. 세상을 구해달라고. 그러나 당신은 고해를 하러 갑니다. 오늘 나는 당신을 죽일 것이라고.
탐사자가 눈을 뜨면 그 곳은, 아, 넓고도 넓은 마을입니다. 지평선 너머로는 노을이 붉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아담하고도 비슷하게 생긴 집들이 같은 간격으로 이 들판을 메웁니다. 탐사자는 도로 위에서 깨어납니다. 그곳에 덩그러니 앉아 그렇게 노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군가가 노을을 등지고 서서 손을 뻗으며 탐사자를 불러옵니다. “일어나, 탐사자. 여행의 시작이야.” 나는, 당신은 어디서 온 걸까요.
환절기로 접어들며 감기가 유행하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KPC 또한 마침 심한 감기에 걸렸다고 하네요! 괜찮을까요, KPC는 혼자일텐데요. 열 기운때문인지, KPC는 평소보다도 솔직한 잔 투정이 조금 늘은 듯 보입니다. “저기, 혹시 와 줄 수 있어? 심심하기도 하고…” 아픈 사람이 혼자서 자신의 몸을 돌보는 일은 쉽지 않겠죠. 병문안을 가 볼까요?
KPC와 탐사자는 새해 기념으로 오사카로 여행을 왔습니다. 오늘은 즐거운 여행의 둘째날입니다. 마침 일기예보에서는 내일까지 눈이 내린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절경입니다. 다행히 이륙시간 전에는 그친다고 하니 안심합니다. 입국 비행기는 12월 31일, 내일 저녁 11시 30분. 알찬 일정을 보내도록 합시다, 우리들의 잊지 못할 추억을 위해.
<이루고 싶은, 혹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사랑’이 있나요?> <사랑에 배신당한 일이 있나요? 변하지 않는 사랑을 원하나요?> <그런 당신을 위해,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드릴게요.> ‘사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강력합니다. 탐사자는 잡지 속에서, 신문 속에서, TV와 인터넷에서 스치듯 본 이 문구를 아주 인상 깊게 보았던 모양입니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 당신은 문득 그 문구를 떠올립니다. 사랑의 묘약, 참 낭만적이지만 그만큼 유치한 말이죠. 그런 거, 다 말도 안 되는 광고에 불과한데. 당신은 쓸데없는 생각을 지우고 눈을 감았습니다. 하지만 탐사자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곳은 당신의 일상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습니다. 저 멀리서 불길하게 솥단지가 끓는 소리가 들리고 파락파락 페이지를 움직이며 날아다니는 마법서, 탐사자는 복잡하게 그려진 마법진 위에서 일어납니다. "드디어 눈을 떴네." 마치 깨어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탐사자에게 누군가 묻습니다. 눈앞에 아주 익숙한 얼굴, 탐사자의 소중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내가 만들어줄게, 그 사랑의 묘약. 내가 말하는 재료 세 개를 찾아와. 매일 하나씩이야.” 탐사자의 소중한 사람은 씩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합니다. 여기는 도대체 어디일까요. 그리고, 저 사람은 정말로 탐사자가 아는 그 사람이 맞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