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영원한 빛을
“용사님! 눈을 뜨세요. 세상을 구하셔야죠!” 요란스럽게 구는 낯선 목소리가 성가시기 짝이 없습니다. 흔들흔들, 몸이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탓에 멀미가 일 지경입니다. 이건 또, 무슨 개꿈이람……. 잠자리에 들었던 탐사자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눈을 뜹니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건, 잔뜩 겁에 질린 KPC입니다. 창문의 커튼을 쥔 채로 KPC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탐사자, 밖을 봐.” 바깥에는…… 오, 이런. 어젯밤 세계가 멸망했던가요?
화려함 뒤에 암수를 숨기고, 미소 아래에 분노를 감추어라.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닫아야만 명을 부지하는 이 황궁에서 나 찰나의 영화를 쫓아 꿈을 꾸노라 때는 건원 8년, 달이 태양을 가리고 꼬리가 길고 붉은 유성이 하늘을 가르며 가뭄과 병충해로 나라가 신음할 적에 번영하는 제국의 황도는 야릇한 소문으로 떠들썩하게 달아올랐다. 얼마 전 입궁하자마자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며 단숨에 귀비의 자리에 오른 후궁이 지엄한 황후를 자리에서 몰아내고 새로이 봉황의 관을 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장안에 자자했다. 누군가는 민초가 이리 고통받는데 주색잡기에 빠진 황제를 비난했고, 다른 이는 지아비를 빼앗긴 황후가 가엽다 혀를 찼고, 또 다른 이는 그 총비가 얼마나 절세미인일지 입방아를 찧었으니. 혼란한 정국에 황태후의 탄신연이 다가오고, 궁 안에 숨죽였던 욕망들이 지금 피어오른다.
최근 M시의 고등학생들의 납치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 불길한 일은 당신들의 친구에게도 곧 손을 뻗고 만다. 사라져가는 학생들, 텅 비어가는 학교.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우정을 돌려받아야만. Double Cross The 3rd Edition 「 High School Mirage 」 ㅡ더블 크로스, 그것은 배신을 의미하는 말.
“마법사가 될 적성을 가진 우자를 발견했거든요. 스카웃을 부탁하고 싶어요.”
환절기로 접어들며 감기가 유행하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KPC 또한 마침 심한 감기에 걸렸다고 하네요! 괜찮을까요, KPC는 혼자일텐데요. 열 기운때문인지, KPC는 평소보다도 솔직한 잔 투정이 조금 늘은 듯 보입니다. “저기, 혹시 와 줄 수 있어? 심심하기도 하고…” 아픈 사람이 혼자서 자신의 몸을 돌보는 일은 쉽지 않겠죠. 병문안을 가 볼까요?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너에게 바치는 입맞춤 때는 화이트데이 전 날. 탐사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키스를 부르는 초콜릿을 구매하게 됩니다. 무사히 도착한 초콜릿을 kpc에게 선물했는데... 어라? 초콜릿을 먹은 kpc의 혀에 하트 무늬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하트 무늬를 보고 있으니 견딜 수 없이, 도저히 못 참을 정도로, 주체 되지 않을 정도로 지금 당장 키스해주고 싶어요! 이 기분은 도대체 뭐죠? 화이트데이의 기적일까요?
"뭐야 이거?! 뭐야 이거!? 부끄러워! 보지 마!" 어째선지 돌연, KPC의 몸에서 퐁퐁 하트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래서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버릴텐데,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보아라. 이것이 용이 하늘에 오르기 전, 쏘아 떨어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 한 달 전, 아름다운 물의 도시 학라郝曪를 이끌던 장 대인이 오랫동안 앓던 지병을 떨쳐 내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사람이 생전 얼마나 존경받았는지 알고 싶다면 그가 죽은 뒤를 보라고 하던가요. 장례는 실로 화려하게 치러졌습니다. 그뿐인가요. 식이 끝난 뒤로도 가게의 문간에 걸린 추모용 꽃장식은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으며, 아이들은 내내 그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불렀고, 해가 머리 위에 올라앉아도 밤이 가시질 않은 듯 사람들의 옷깃은 제 색을 찾지 못하고 내내 검었지요. 슬픔은 오래 이어졌으나, 흩날리는 꽃잎 아래 고여 있는 것이 눈물이 아닌 피 웅덩이라는 것을 눈치챈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장 대인이 숨을 거둔 그날의 일입니다. 밤이 깊었음에도 그가 머물던 저택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지요.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저택에 방문했으나 아침이 밝은 뒤 문을 열고 나온 이는 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창 너머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등지고 걸어 나오는 그의 어깨 너머로 보인 방 안은 시뻘건 핏물로 가득했고, 소름 끼치는 적막이 그 위를 장식되어 있었더랍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장 대인, 학라郝曪의 우두머리이자 오랜 시간 황룡회黃龍會의 산주山主로 살아왔던 이의 후계자가 결정되었으니 이보다 더 중한 일이 있을까요? 황룡회의 새로운 산주. 학라의 새로운 용. 그것이 바로 KPC입니다. “용이 하늘에 오르기 위해서는 합당한 의식을 치러야 할 것이다.” 전통에 따라 KPC는 사흘 뒤 성대한 즉위식을 치르게 됩니다. 즉위식을 치르고 나면 그는 완전한 용으로 인정받아 더는 손을 쓸 수 없는 곳으로 가고 맙니다. PC, 당신은 그렇게 되기 전에 조직에 숨어들어 그를 죽여야만 합니다. 사흘. 당신이 용을 쏘아 떨어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바로 지금. 당신들은 신을 자처하는 서로의 얼굴을 봅니다. 신이란 완전하며 완전한 것은 유일해야 해요. 하지만 들어보세요. 균형을 잡기 위해선 양쪽에 같은 무게가 필요하잖아요? 지금 이대로도 나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보세요. 눈앞에 들이 밀어지는 두 개의 뿔이... 아직 기억하나요. 나선으로 빙글빙글 휘몰아치던 하늘을.